독서 기록

규칙 없음 (넷플릭스, 지구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의 비밀)

tiobi 2021. 10. 3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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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를 새장에 가두지 마라"

얼마 전 온 가족과 함께 오징어 게임을 시청했는데, 마지막으로 본 드라마가 2013년에 본 브레이킹 배드일 정도로 드라마를 선호하지 않는 나도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전 세계 많은 시청자들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히트를 쳤고, 넷플릭스는 매우 적은 투자금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어들였다. 넷플릭스는 이른바 FAANG(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이라고 불리는 초거대 IT기업의 일원으로, 작은 비디오 대여점으로 시작해 온라인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미국의 거대 비디오 대여점인 블록버스터를 이긴 이야기와 시청자에게 새로운 영상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팀에게 100만 달러를 지급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어떻게 단기간에 연간 30조 매출 기업이 될 수 있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넷플릭스는 책의 이름처럼 규칙을 없에는 데 집중했다. 이런저런 사내 규칙을 적용해서는 혁신을 빠르게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단순히 규칙이 없다고 혹은 적다고 해서 기업이 성공할 수는 없다. 넷플릭스는 높은 연봉을 제시해서 당대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여러 명이 하나의 일을 며칠 걸려 하는 것보다 한 명의 슈퍼 스타가 하루 만에 일을 끝내는 것이 기업의 규모를 작게 가져가면서도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IT기업은 생산설비나 재고 관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좋은 코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코드가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내면, 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소비자의 수는 사실상 무한대가 된다. 

넷플릭스는 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한 규칙을 없에는 것으로 직원들에게 자유를 주면서 동시에 책임감을 주었다. 넷플릭스는 통근 시간 정도가 아니라 휴가 역시 자유롭게 떠날 수 있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들은 거절하기 힘든 조건을 제시하면서 퇴사를 시키고, 그 자리를 새로운 슈퍼 스타로 채웠다. 그렇게 하면 직원들은 어느 정도의 자유를 느끼면서도 기업에 대한 주인의식을 느낄 수 있어서 결국 더 좋은 결과물을 내놓기 마련이다. 

직원에게 책임감을 부여하라는 것은 이전에 읽었던 기업 리더의 자서전 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경영학은 정답이 없는 학문이라고 말들 하지만, 좋은 기업을 만드는 조건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사실을 진작에 알았다면 아마 경영학에 조금 더 노력을 투자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