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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새와 좀개구리밥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만든 사람들) 본문

독서 기록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만든 사람들)

tiobi 2021. 10. 2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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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전에 대한민국 기업 시가총액 순위를 잠시 살펴보았다. 삼성, SK, LG 등 전통적이라고 체감되는 대기업들 사이에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 크래프톤 등 상대적으로 신생 기업들이 존재한다. 디지털 기술은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다소 쉽게 소비자를 연결해준다. 제조업처럼 엄청난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갖추지 않아도 되고, 유통업처럼 거대한 물류 허브를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잘 짜인 코드와 서버만 갖추어도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는 모든 사람을 잠재적인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혁신을 이끄는 기업들은 판교에 포진해 있다. 판교는 한국의 팔로 알토이자 쿠퍼티노이다. 실리콘밸리처럼 수많은 IT기업이 자리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처럼 땅값이 비싸다. 

판교의 기업들은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잘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지지 않았다. 검색 엔진, SNS, 중고 거래 사이트만 만들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이 책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혁신을 이루었던 기업가들이 사업 초기에 어떤 방식으로 시장을 만들어내고 소비자와 접점을 만들었는지 얘기한다. 기술적인 측면보다 기획적인 경영서적에 가깝다.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는 것은 새로운 욕망을 이끌어낸다는 의미이다. 세스 고딘은 마케팅 활동을 소비자의 불만을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했고,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이 자신의 불만이 무엇인지 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불만 사항을 만들어주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소비로 이어진다. 그리고 새로운 시장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만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데, 그런 기업들이 판교에 몰려 있다. 

당근마켓이 예시로 나왔다. 당근마켓은 원래 판교의 한 기업의 사내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시작해 사업의 영역을 전국으로 넓힌 플랫폼 기업이다.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과 달리, 그리고 '당신의 근처'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근 마켓은 일정 거리 안에 있는 소비자와 판매자만 연결시켜 준다. 이것은 중고 거래가 단순히 물건과 재화의 교환이 아닌 지역 커뮤니티 형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당근 마켓은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지역의 SNS로서의 역할도 겸임하고 있는 것이다. 

판교에 있는 플랫폼 기업에 입사하고 싶은 취준생으로서, 그리고 경영과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 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판교 기업의 비전과 사업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개인적인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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