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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새와 좀개구리밥

신의 화살 (작은 바이러스는 어떻게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꿨는가) 본문

독서 기록

신의 화살 (작은 바이러스는 어떻게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꿨는가)

tiobi 2021. 9. 1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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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역병이라는 오랜 위협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그리고 똑똑히 알고 있다. 범유행을 헤쳐나가려면 
지도자들도, 우리 자신도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생물학, 의학, 공중보건학, 사회학 학위를 받은 니컬라스 크리스타키스 박사는 이 책에서 CDC(미국 질병관리본부)에 코로나19와 관련된 정책을 제안하면서 동시에, 예기치 못한 질병 대유행 사태를 겪은 세계 구성원의 모습을 의학, 역사, 사회, 심리학 등 학제적으로 설명했다. 이 책의 원제는 Apollo's Arrow이다. 이는 고전 서사시 일리아스에서 그리스인에게 복수하는 아폴론이 쏜 질병의 화살을 의미한다. 질병이 신의 분노로 인해 퍼졌다고 믿었던 고대인들처럼 우리는 아직 코로나19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종식될지(혹은 종식이 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대역병 상황을 대비하려면 단편적이고 편향된 정보가 아니라 정확하고 총체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인간은 이미 범세계적 질병을 수차례 겪어보았다. 먼 과거 14세기 페스트뿐만 아니라 20세기 초 대공황과 함께 찾아온 스페인 독감, 21세기 SARS와 불과 몇 년 전 메르스가 인류가 겪은 대역병 사례의 일부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 사람들은 코로나19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많은 정책은 실패했고, 바이러스는 방역을 뚫고 퍼졌고 세계 경제는 대하락 했으며, 무엇보다 많은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 재생산비율과 사망률 사이 미묘한 줄타기를 잘했다는 점은 뒤로 밀어두더라도, 전 세계가 하나의 바이러스에 무너진 이유는 잘못 전달된 정보와, 이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

일례로,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에 대응하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는 것은 대유행이 퍼지는 기간을 단 며칠만 미룰 수 있다. 또한 의약학 발전보다 NPI(Non-pharmaceutical Intervention, 거리두기와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비약물적으로 질병에 대응하는 방법)를 시행하는 방법이 대유행 질병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국경을 바로 봉쇄하지 못한 정부를 탓하기도 하며, 자신의 자유를 침해받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숙주가 되어 바이러스를 퍼뜨리기도 한다. 거짓된 정보를 개인적, 정치적으로 활용하여 이득을 보는 이들도 많이 있었다. 이처럼 잘못된 정보는 사람들에게 대혼란을 가져왔고, 결국 바이러스에 의해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사람들은 사회학적, 심리적으로 매우 상반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사회 시스템이 고장났다는 두려움으로 질병을 외집단, 소수민족의 탓으로 돌리며 마녀사냥을 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흔히 코로나 블루라 불리는 우울증에 빠져 치료를 받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가들이, 특히 우리나라가 코로나19 감염 곡선 평탄화(감염을 최대한 늦춰 의료 붕괴를 막는 행위)가 가능했던 이유는 의료진들에게 구호물자를 보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려는 선한 본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마치고 있다. 코로나19의 기초감염생산지수는 3.0 정도로 예측되는데, 수식에 따라 계산해보면 인구의 66.67% 이상이 항체를 보유할 때 비로소 우리는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선언할 준비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가 종식될지, 혹은 통제 가능한 선에서 인류와 함께 갈지는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범유행을 헤쳐나가려면 지혜롭게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안양시독서마라톤에 참가하며 쓴 글을 복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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